민병원

< 호르몬 명의 김경래 원장의 명쾌한 의료 정보 칼럼 >

당뇨병은 무엇보다 조기 개입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해... 

당뇨병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치료법은 '식이조절'이다. 물론, 식단 조절은 당뇨병 관리의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당뇨병을 단지 식단으로만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질병의 본질을 오해한 것일 수 있다. 특히 2형 당뇨병의 경우, 이미 수년간 인슐린 저항성과 베타세포 기능 저하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부터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많은 환자들이 약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갖는다.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 간이나 신장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히려 '약을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이다.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고혈당 상태가 지속될수록 미세혈관과 대혈관에 손상을 주어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진다는 데 핵심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망막병증, 신장병증, 신경병증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과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같은 대혈관 합병증이 있다.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혈당이 잘 조절된다면 물론 이상적이겠지만, 진단 당시 공복혈당이 높고 당화혈색소(HbA1c)가 기준치(6.5%)를 넘는 경우라면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당화혈색소 수치가 7% 이상일 경우,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이때 약물은 단지 혈당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넘어서,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을 보호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며, 장기적으로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최근에는 약물 치료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부작용이 적고 체중 증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약들도 많이 개발되었다. GLP-1 수용체 작용제 등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단순 혈당 조절을 넘어선 치료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만성 신장질환이나 심부전 병력이 있는 당뇨 환자에게는 이러한 계열의 약물 사용이 권장되기도 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당뇨병은 '진행성' 질환이라는 점이다. 즉, 아무리 초기 관리가 잘 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서서히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처음에는 식이요법만으로 조절되던 환자도 일정 시점이 지나면 약물 치료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이는 관리 실패가 아니라, 질환의 자연 경과에 따른 정상적인 치료 조정이다.

반대로, 약물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당이 충분히 조절된다면, 일정 기간 후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약물 치료는 단지 시작이 영구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관리 하에 조정 가능한 유연한 도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당뇨병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혈당 수치를 빠르게 정상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합병증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 그 첫걸음은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필요할 때 약물 치료를 망설이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식단 조절과 운동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며, 약물 치료와 병행될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 각자의 건강 상태와 혈당 수치를 고려한 개별적인 치료 계획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수적이다. 민병원 당뇨대사질환센터는 당뇨수술과 함께 약물 치료까지 모두 가능하여,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당뇨병은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 다만, 조기 개입과 꾸준한 관리가 그 조절의 핵심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김경래 내과 대표원장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