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지난 2월 정부의 2000명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발표에 따라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현장을 떠났다.
대다수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발생한 진료공백은 교수들이 당직까지 서가며 버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진료공백에 따라 국민과 환자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실’이었다. 기존에도 일명 ‘뺑뺑이’로 인해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외과병원들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자 네트워크를 형성해 대학병원 응급실 공백을 메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외과병원의 경우 응급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장들이 직접 24시간 대기하고, 광역응급센터와 소통하면서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외과병원들과 보건복지부의 협업으로 구성됐으며, 지역별로 ▲서울(민병원, 기쁨병원, 청병원, 장튼위튼병원,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메디힐병원) ▲경기(안산한사랑병원) ▲부산(좋은강안병원, 좋은삼선병원) ▲대구(드림병원, 삼일병원, 구병원) ▲광주(KS병원) ▲경남(진주제일병원) ▲전북(대자인병원) 등이 참여 중이다.
네트워크에 참여 중인 민병원 김종민 원장에 따르면 대상질환은 급성복증(복막염, 담낭염, 장폐색) 및 항문응급(농양) 등 2차 외과병원에서 수술 및 처치가 가능한 경우에 해당된다.
아울러 내원을 했으나 외과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대학병원과 직통으로 연결해 조속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종민 병원장은 “응급의 80%는 외과적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인데, 복지부와 협업으로 119이송단-외과네트워크를 통한 외과응급수술시스템을 만들었다”며 “현재 광역응급센터와 직접 소통하면서 내원한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수술-처치와 더불어 상태에 따라 대학병원 전원까지 체계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외과병원들의 노력은 실제 응급환자를 살리는 사례로 증명됐다.
수년 전 모 대학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은 82세 여성이 고혈압과 당뇨 그리고 2년 전 진단받은 심근경색으로 치료 도중 수술 부위에 소장파열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수술한 의사가 없어 민병원으로 전원됐다.
이에 김종민 병원장은 새벽 2시 응급수술 시행해 소장파열 봉합 및 복강세척을 실시함에 따라 환자의 상태가 양호해졌다. 다만 환자 고령인데다 지병 악화에 따른 합병증 우려로 재차 대학병원으로 전원해 환자는 수술 10일째 퇴원해 현재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병원장은 “2차와 3차 의료기관 외과의사간 긴밀한 협업으로 응급환자를 살리는 데 직중하고 있다”며 “이번 진료공백 사태로 인해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외과병원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만큼 안심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의학신문 김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