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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돌을 깼다는데, 저는 왜 쓸개를 떼나요?"

2026-09-08 hit.12

<명의칼럼 | 김종민 원장>

“동생은 초음파로 돌을 깨서 없앴다는데, 저는 왜 쓸개를 떼야 하나요?” 검진에서 담석이 발견돼 수술 이야기를 듣게 된 환자가 한 질문이다. 이때 동생이 치료한 돌은 대개 신장에 생긴 결석이다. 몸 안에 생기는 돌은 어느 자리에 생겼느냐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소변이 지나는 길에 생긴 결석은 잘게 부수거나 꺼내 소변으로 내보내는 방법을 주로 쓰고, 신장을 잘라내는 수술까지 가는 일은 드문 편이다. 반면 쓸개(담낭)에 생긴 돌은 돌만 꺼내는 치료가 어려워,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쓸개를 함께 떼어내는 수술을 기본으로 삼는다.

담석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는 단순하다. 쓸개는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했다가 음식이 들어오면 수축해 내보내는 주머니다. 이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 오래 농축되면 진흙처럼 걸쭉해지고, 여기서 더 굳으면 결정이 되어 돌로 자란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성분의 담석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색이 검은 색소성 담석처럼 성분이 다른 돌도 있다. 다만 성분이 무엇이든 문제가 되는 지점은 같다. 돌이 담즙이 빠져나가는 길을 막는다는 것이다.

담석은 약이나 간단한 시술만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을 먹는다고 담석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돌은 담즙 성분을 이용한 용해제로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돌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돌만 골라 꺼내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위나 대장과 달리 쓸개에는 내시경이 들어갈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옆구리에 가는 관을 넣어 담즙을 돌을 꺼내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돌을 만들어 내는 쓸개가 남아 있는 한 다시 생기곤 한다. 쓸개를 떼어낸 뒤에도 대부분은 이전과 다르지 않게 지낸다.

발견된 담석을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돌이 담즙의 통로를 막지 않는 동안에는 아무 불편 없이 지내는 사람이 많고, 검진 초음파에서 우연히 발견된 작은 담석은 증상이 없다면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수술을 권하게 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돌의 크기다. 3cm 안팎으로 큰 편이면 치료 대상이 되는데, 이 숫자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다른 하나는 쓸개 자체의 상태다. 크기가 그에 못 미치더라도 쓸개의 벽이 두꺼워져 있다면 치료를 고려한다. 쓸개는 원래 얇고 탄력 있는 주머니여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벽이 두꺼워지면 탄력이 떨어져 담즙을 내보내는 본래 기능을 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 상태가 갑자기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돌이 굴러 담즙이 나가는 입구를 막으면 급성 담낭염이 생긴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체한 듯한 느낌이 반복되거나 밤에 오른쪽 윗배가 아파 잠에서 깬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담즙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쓸개는 계속 부풀고 안에 고름이 차기도 한다. 간은 혈류가 풍부한 장기여서 염증이 몸 전체로 번질 수 있고, 주변 장기가 들러붙거나 간 수치가 오르는 변화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돌이 생기는 자리도 쓸개로 한정되지 않는다. 담즙이 지나는 길인 담도에도 생기고, 쓸개에 있던 돌이 바로 옆의 담도를 눌러 영향을 주기도 한다. 담석이 췌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막으면 췌장에 염증이 생기고, 간 안쪽 담도에 돌이 박히면 그 부위에 암이 생길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담도까지 돌이 차 있다면 입을 통해 넣은 내시경으로 십이지장 쪽에서 돌을 꺼내거나, 수술 중에 담도를 절개해 돌을 꺼낸 뒤 다시 봉합하기도 한다. 담도와 장을 연결하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수술 뒤에는 담즙이 새지 않는지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같은 수술이라도 언제 받느냐에 따라 과정이 달라진다. 충수염(맹장염)도 통증이 시작되자마자 치료를 받으면 배꼽 부위의 작은 구멍 하나로 마무리되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 염증이 퍼진 뒤에는 장의 일부를 잘라내야 하기도 한다. 쓸개도 마찬가지여서 염증이 오래 진행된 뒤에는 수술이 복잡해지고 회복도 더디다. 그러니 담석이 발견됐다면 돌의 크기만 듣고 넘기기보다, 쓸개 벽이 두꺼워져 있는지, 담도에도 돌이 있는지, 담도까지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은 없는지를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이 세 가지를 미리 파악해 두면 수술 시점을 정할 때도, 치료 범위를 파악할때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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