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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에 마취 받다 문제 생긴 분 있나요?" 드물지만 미리 알면 대비가 달라지는 마취 반응이 있습니다 2026-09-07 hit.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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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 신병훈 원장> 수술 전에 작성하는 문진표에는 가족 중에 마취를 받다가 문제를 겪은 사람이 있었는지 묻는 항목이 있다. 내 몸 상태를 확인하는 자리인데 왜 가족의 일까지 묻는지 의아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다. 검사 결과에 별다른 이상이 없고 평소 건강한 편이라면 더 그렇다. 그러나 마취의 안전은 수술 당일의 검사 수치만으로 전부 설명되지 않는다. 마취약에 노출되기 전에는 드러나지 않는 체질이 있고, 그 단서가 가족의 과거 수술 이력에 남아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악성고열증(malignant hyperthermia)이 대표적이다. 특정 흡입 마취제나 일부 근이완제에 노출됐을 때 근육 세포 안의 칼슘 조절이 흐트러지면서, 근육이 풀리지 않고 계속 수축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열과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져 체온이 빠르게 오르고 몸의 대사 균형이 급격히 무너진다. 전신마취를 받는 사람 가운데 극히 일부에서만 나타나는 드문 반응이지만, 한번 시작되면 짧은 시간 안에 진행되기 때문에 마취과에서 특히 주의 깊게 대비하는 상황이다. 이 체질이 까다로운 이유는 평소에 아무 증상이 없다는 데 있다. 관련된 유전 변이는 부모 중 한쪽에게서 물려받을 수 있는데, 변이를 가지고 있어도 일상생활에서는 근육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원인이 되는 약물에 노출되는 순간에만 반응이 시작된다. 과거에 마취를 여러 차례 문제없이 받았더라도 이후 수술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 역시 알려져 있다. 예전에 괜찮았으니 이번에도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은 근거가 되기 어렵다. 수술 중에 가장 먼저 드러나는 신호는 흔히 짐작하는 고열이 아니다. 내쉬는 숨에 섞여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갑자기 늘고 심박수가 빨라지는 변화가 앞선다. 이어 턱이나 몸통의 근육이 단단하게 굳는 강직이 나타나며, 체온이 크게 오르는 것은 오히려 그 뒤인 경우가 많다. 마취과 의사가 수술이 끝날 때까지 호흡과 순환 지표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상을 얼마나 이른 단계에서 알아채느냐에 따라 이후 경과가 크게 달라진다. 수술 중 이 반응이 의심되면 대응은 정해진 순서대로 이뤄진다. 원인이 되는 마취제 투여를 즉시 중단하고 산소 공급을 늘리며, 근육의 과도한 수축을 가라앉히는 전용 치료제를 정맥으로 투여한다. 동시에 체온을 낮추고 소변량과 혈액 검사 결과를 확인하면서 콩팥과 심장에 가는 부담을 줄여 나간다. 이 치료제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약이 아니어서 별도로 관리되며,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이런 상황에 대비한 대응 절차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렇다면 환자가 무엇을 알리면 도움이 될까. 가족 중에 수술을 받다가 원인을 알기 어려운 고열을 겪었거나 마취 도중 근육이 굳는 문제가 있었던 사람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본인이 마취를 받은 뒤 소변 색이 유난히 진해졌거나 근육통이 오래갔던 경험도 참고가 된다. 이런 이력이 확인되면 흡입 마취제 대신 정맥으로 투여하는 마취 방법을 선택하는 식으로 계획 자체를 다르게 세운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혈액을 이용한 유전자 검사나 근육 조직을 이용한 검사로 확인하기도 한다. 다만 수술을 앞둔 모든 사람이 이런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검사로 관련 변이를 전부 찾아내기는 어려워, 결과가 음성이더라도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 부모나 형제 중 마취 후 이상 반응을 겪은 사람이 있었는지 미리 확인하고, 수술 전 상담 시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확인이 마취 방법을 미리 바꿔 놓을 수 있고, 수술 중에 원인을 급히 찾아야 하는 상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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