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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생겼다면, 혈압보다 먼저 찾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2026-09-02 hit.20

<명의칼럼 | 김경래 민병원 내과 대표원장>

“혈압약을 두세 가지나 먹고 있는데도 혈압이 계속 높습니다.” “평소 혈압이 정상이었는데 갑자기 고혈압이 생겼습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한 번쯤 혈압이 올라간 원인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고혈압은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본태성 고혈압이지만, 특정 질환이나 호르몬 이상 때문에 혈압이 상승하는 2차성 고혈압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발생했거나 여러 종류의 혈압약을 사용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2차성 고혈압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약의 용량이나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먼저, 혈압을 계속 끌어올리는 원인이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의미다.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 부신에서 만들어진다

2차성 고혈압의 원인 가운데 내분비 질환도 중요하다. 그중에는 콩팥 위에 위치한 작은 기관인 부신의 이상이 있다.

부신은 크기는 작지만 우리 몸의 혈압과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호르몬을 만든다. 특히 알도스테론, 코르티솔, 카테콜아민 등은 혈압 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면 혈압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발성 알도스테론증이다. 알도스테론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콩팥에서 나트륨과 수분을 지나치게 보유하게 되면서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칼륨이 낮아지기도 하지만, 칼륨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이 질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쿠싱증후군처럼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에도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체중 증가, 특히 얼굴과 몸통 중심의 비만이나 근력 저하, 혈당 상승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또 다른 질환인 갈색세포종은 카테콜아민이라는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면서 혈압이 갑자기 크게 상승하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반복되는 심한 두통과 두근거림, 발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혈압이 높다고 모두 부신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혈압이 높기만 하면 부신 검사를 받아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2차성 고혈압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환자의 나이, 혈압의 정도, 혈압이 변해온 과정, 복용 중인 약물, 혈액검사 결과와 동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필요하다면 알도스테론과 레닌, 코르티솔, 카테콜아민 관련 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영상검사 등을 추가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부신에 혹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혈압의 원인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시행한 CT에서 우연히 부신 결절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영상에서 혹이 보였다는 사실만으로 호르몬 이상을 단정해서는 안 되며, 실제로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고혈압이라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모든 고혈압 환자가 2차성 고혈압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한 번쯤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발생한 경우, 혈압이 매우 높게 상승한 경우, 여러 종류의 혈압약을 사용해도 조절되지 않는 경우, 잘 조절되던 혈압이 갑자기 높아진 경우, 저칼륨혈증이 함께 발견된 경우, 혈압 상승과 함께 심한 두통, 두근거림, 발한 등이 반복되는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혈압약을 추가하기보다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숨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2차성 고혈압은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 적절하게 치료하면 혈압이 크게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젊은 환자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서는 ‘평생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고혈압’이라고 섣불리 단정하기보다 치료 가능한 원인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을 낮추는 것보다 먼저, 왜 높은지 살펴야 한다

고혈압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본태성 고혈압이라면 적절한 약물과 생활습관 관리로 혈압을 꾸준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2차성 고혈압이라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혈압 관리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갑자기 고혈압이 생겼거나, 약을 여러 가지 복용해도 혈압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면 단순히 “혈압이 높은 체질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지나치지 않았으면 한다.

혈압계에 나타나는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들어내는 몸속의 원인까지 살펴보는 것. 그것이 고혈압 치료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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