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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혈당이 왜 이러죠?" 과일부터 음료까지, 여름 혈당이 오르는 이유 2026-08-19 hit.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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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 김성수 원장> 여름이 시작되면 잘 조절되던 혈당이 갑자기 오른다며 찾아오는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수박과 참외, 포도 같은 제철 과일이 쏟아지고 냉면과 콩국수 같은 여름 별미가 이어지는 데다, 휴가철 외식과 야외 활동까지 겹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환자가 "그럼 여름에는 여러 먹거리를 멀리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여름철 혈당 관리에서 더 중요한 것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가리는 일보다,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다.
먼저 과일부터 살펴보자. 생과일 섭취량과 혈당 조절 지표 사이의 관계를 두고 여러 연구가 이어져 왔지만, 생과일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권고는 국내외 모두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참고해야할 것은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빨리 오르는지를 나타내는 당지수(GI)와, 여기에 실제로 먹는 양을 함께 반영한 혈당부하지수(GL)다. 대표적인 예로, 수박은 당지수 자체는 높은 편에 속하지만 수분 함량이 많아, 한 번에 먹는 양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생각보다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당지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과일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양인데, 수박 한 조각, 참외나 복숭아 작은 것 한 개, 포도 몇 알이 한 번에 먹기 적당한 양이라고 하면 너무 적다며 놀라는 분이 많다. 또한 여기에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이 있다. 요즘 과일은 품종 개량으로 예전보다 당도가 높아진 경우가 많아, 예전에 알던 기준량 그대로 먹으면 예상보다 혈당이 오를 수 있다. 진료실에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먹었는데 수치가 많이 올랐다"고 말하는 분들 상당수가 이 차이를 놓친 경우다. 그래서 기준량보다 조금 적게, 하루 한두 번으로 나눠 먹는 방식을 권한다. 갈아서 마시거나 얼음과 함께 먹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낫다. 씹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섭취되던 식이섬유가 줄고 당은 오히려 농축되며, 액체 형태는 흡수도 더 빠르기 때문이다. 시원하게 먹고 싶다면 생과일을 잠시 차게 두었다가 먹는 방법이 낫다. 먹는 시점도 중요한데, 식사 직후 디저트처럼 이어서 먹으면 식후 혈당에 과일의 당질이 더해져 상승 폭이 커질 수 있어 오전이나 오후 간식 시간에 따로 나눠 먹는 편이 낫다.
여름철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과일보다 음료가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온 음료나 가당 탄산음료, 시판 과일 주스는 당분이 이미 액체 상태로 녹아 있어 씹어 먹는 음식보다 훨씬 빠르게 흡수된다. 같은 당 함량이라도 혈당을 더 급격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다 보니 갈증 해소용으로 이런 음료를 물처럼 자주 마시게 되는데, 진료실에서 확인하는 여름철 혈당 급상승의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습관이다. 가장 좋은 선택은 역시 물이고, 밍밍하게 느껴진다면 보리차나 옥수수 수염차처럼 당이 들어가지 않은 차를 미리 차게 준비해두면 된다. 야외 활동 후 이온 음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무가당 제품인지 확인하고 평소보다 적은 양으로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술도 마찬가지다. 술 자체보다는 함께 먹는 안주, 그리고 알코올이 간에서 대사되는 방식이 문제가 된다. 특히 인슐린이나 먹는 혈당강하제를 사용 중이라면 음주 후 오히려 저혈당이 나타날 위험이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
휴가나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평소보다 활동량이 늘어나는 만큼,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사탕이나 소용량 주스처럼 빠르게 당을 보충할 수 있는 간식을 가방에 하나쯤 넣어두는 것이 좋다. 약과 인슐린 보관도 놓치기 쉬운데, 고온에 노출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아이스박스나 보냉백에 따로 담아 이동하는 편이 안전하다. 운동 전에는 혈당을 확인하고, 어지럽거나 식은땀이 난다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당분을 보충해야 한다. 더운 날씨에는 탈수가 겹칠 수 있어 수분 섭취도 함께 챙겨야 한다. 더위로 식사량이 줄었는데 약은 그대로 복용하다가 저혈당이 오는 경우도 어르신 환자에게서 종종 확인된다. 이럴 때는 임의로 약을 줄이거나 끊지 말고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여름 과일도, 시원한 음료도, 휴가철 외식도 무조건 피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 관건은 무엇을 끊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어떤 형태로 먹느냐다. 오늘 하루 마신 음료와 먹은 과일의 양을 한 번 떠올려보길 권한다. 생각보다 많았다면, 양을 조금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여름철에 유독 혈당 조절이 어렵다면 혼자 원인을 짐작하기보다, 평소 먹은 것을 그대로 적어 진료 때 함께 살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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