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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혈관이 안 보이는데 정맥류라고요?” 2026-08-06 hit.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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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혈관이 안 보이는데 정맥류라고요?" 하지정맥류는 겉모습보다 기능의 문제입니다
<명의칼럼 | 김혁문 원장> 하루 종일 서서 일한 날의 저녁, 종아리가 뻐근하고 신발이 조이는 느낌이 든다. 자리에 누우면 좀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다음 날 아침에 다리가 여전히 무겁다. 밤사이 종아리에 쥐가 나서 깬 적도 몇 번 있다. 그런데 다리를 살펴보면 파랗게 튀어나온 혈관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은 "요즘 좀 피곤한가 보다" 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는 혈관이 겉으로 얼마나 드러나느냐가 아니라, 정맥 판막 기능과 혈액 역류가 있는지를 함께 평가해 진단하는 질환이다.
첫 번째로 짚어야 할 오해가 바로 이 부분이다. 다리 정맥 안에는 판막이라는 작은 문이 곳곳에 있다. 이 판막은 혈액이 중력을 거슬러 심장 쪽으로만 흐르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판막이 약해지거나 손상되면 혈액이 아래로 다시 흘러내리는 역류가 생기고, 이 상태가 반복되면 정맥 안에 혈액이 고이면서 혈관 벽이 늘어난다. 이때 늘어난 혈관이 피부 가까이 있으면 눈에 보이지만, 깊은 곳에 있으면 겉으로는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진료실에서도 혈관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데 검사에서 역류가 확인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두 번째 오해는 이 증상을 단순 피로로 여기는 것이다. 물론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누구나 다리가 무겁다. 다만 단순한 피로는 하룻밤 충분히 자고 나면 상당 부분 풀리는 반면, 정맥 순환 문제로 인한 불편은 아침에도 남아 있고 오후나 저녁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다리에 쥐가 자주 나거나, 화끈거리고 저린 느낌, 뚜렷한 이유 없는 가려움이 함께 나타난다면 피로보다는 혈액 순환 쪽을 한 번 의심해볼 수 있다.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붓는지, 저녁이면 종아리가 뻐근한지, 혈관이 비쳐 보이는지, 쥐가 잦은지, 다리가 자주 가려운지를 한번 짚어보자. 이 가운데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번째 오해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정맥류는 저절로 좋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질환에 속한다. 판막 기능이 한 번 떨어지면 역류가 반복되는 구조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역류가 오래 이어지면 다리 피부색이 어둡게 변하거나 습진이 생기고, 진행된 일부에서는 궤양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회복도 더딘 편이다. 겁을 낼 일은 아니지만, 미용적 문제로만 여기고 미룰 일도 아니라는 뜻이다.
확인 방법은 어렵지 않다. 정맥 초음파 검사로 혈액이 역류하는지, 어느 위치에서 얼마나 역류하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겉모습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다. 치료는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비교적 초기라면 생활 관리와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으로 증상을 조절하며 지켜보는 경우가 있고, 역류가 뚜렷하다면 문제가 되는 혈관을 막거나 제거하는 방법을 고려하게 된다. 최근에는 절개 없이 진행하는 방식이 다양해져 회복 부담도 이전보다 줄어든 편이다. 어떤 방법이 적절한지는 혈관 상태와 역류 범위, 환자의 생활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검사 결과를 먼저 확인한 뒤 결정하게 된다.
특히 조심해야 할 분들도 있다. 교사, 요리사, 판매직, 미용사처럼 오래 서서 일하는 경우에는 다리 정맥에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판막에 부담이 쌓인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임신을 경험한 경우, 가족 중에 정맥류가 있는 경우, 나이가 들면서 혈관 탄력과 근육량이 줄어든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상에서는 30분에 한 번씩 발목을 돌리거나 까치발을 들어 종아리 근육을 움직여주고, 하루를 마친 뒤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10~15분 정도 쉬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종아리 근육은 다리에 고인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관리가 된다.
오늘 저녁, 씻고 나서 다리를 한번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혈관이 보이지 않더라도 앞서 말한 항목 중 반복적으로 확인 되는 점이 있다면, 그때는 초음파 검사 일정을 잡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가벼울 때 확인할수록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많고 몸에 가는 부담도 적다. 다리가 보내는 신호를 오래 참아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외과 전문의와 함께 확인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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