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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늘려도 혈당이 안 잡혀요" 인슐린은 당뇨 치료의 마지막 수단이 아닙니다 2026-07-20 hit.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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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 김성수 원장> 당뇨약을 빠짐없이 챙겨 먹는데도 혈당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은 약을 더 늘리는 방법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다 인슐린 주사 이야기가 나오면 "벌써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며 걱정부터 앞선다. 인슐린을 당뇨 치료의 마지막 단계, 혹은 병이 크게 나빠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슐린은 치료에 실패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맞는 주사가 아니다. 2형 당뇨병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선택하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약이 자꾸 늘어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췌장의 베타세포를 알아야 한다. 베타세포는 혈당이 오를 때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2형 당뇨병은 이 베타세포의 기능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떨어지는 병이다. 처음 진단받은 시점에 이미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경우도 드물지 않고, 이후에도 해마다 조금씩 더 줄어든다. 먹는 약(경구 혈당강하제)은 대개 남아 있는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이 더 나오도록 자극하거나, 몸이 인슐린에 더 잘 반응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베타세포 기능이 많이 떨어진 단계에서는 약을 늘려도 혈당이 잘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약이 늘어나는 것은 환자가 관리를 소홀히 해서라기보다, 당뇨병 자체가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인슐린 주사를 진지하게 고려하게 될까. 대표적인 경우는 여러 종류의 먹는 약을 함께 쓰는데도 당화혈색소(HbA1c)가 높은 상태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때다. 아침 공복 상태인데도 혈당이 상당히 높게 유지되는 것도 하나의 신호다. 이는 밤사이 간에서 포도당이 과도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먹는 약보다 인슐린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인슐린이 부족해 몸이 포도당 대신 근육과 지방을 에너지로 쓰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수술이나 감염, 큰 스트레스처럼 몸에 부담이 큰 상황에서는 일시적으로라도 인슐린 주사로 혈당을 안정시키는 편이 회복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인슐린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선뜻 시작하지 못하게 만드는 몇 가지 오해가 있다. 먼저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당뇨가 더 심해진다"는 걱정이다. 그러나 인슐린 주사치료는 병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해진 인슐린을 채워 혈당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도록 돕는 치료다. "한 번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한다"는 생각도 흔하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어서, 혈당이 잘 조절되면 다시 먹는 약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수술이나 감염처럼 일시적인 상황에서 사용한 인슐린은 그 상황이 나아지면 중단하기도 한다. 주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도 많은데, 요즘 인슐린 주사는 바늘이 가늘고 짧아졌고, 대개 배에 피하주사로 놓기 때문에 통증이 크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적절한 때 인슐린 치료를 미루는 것 그 자체다. 인슐린 주사치료를 피하려다 혈당이 높은 상태로 오래 지내면, 그동안 눈·신장·신경·혈관 등 여러 곳에서 합병증이 서서히 진행할 수 있다. 이런 합병증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평소에는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혈당을 제때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결국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이며, 그 과정에서 인슐린 주사 치료가 필요하다면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미룰 이유가 없다.
인슐린 주사 치료는 기존 치료가 실패했다는 뜻도, 병이 손쓸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도 아니다. 필요한 시점에 선택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의 하나이며, 언제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는 환자마다 다르다. 혈당 수치와 합병증 유무,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시점과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약을 늘려도 혈당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면, 인슐린 주사를 막연히 두려워하며 미루기보다 지금이 그 치료가 시점인지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함께 점검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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