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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한 지 몇 년이나 됐는데 왜 자꾸 배가 아플까요?" 과거 수술 후 생긴 장 유착일 수 있습니다

2026-07-15 hit.59

<명의칼럼 | 성종제 원장>


복부 수술을 받은 지 오래됐다면, 이제 그 수술과 지금의 몸 상태는 별 관계가 없다고 여기기 쉽다. 배가 아파도 위염이나 장염, 혹은 나이 탓으로 넘기곤 한다. 그러나 원인을 알기 어려운 복통이나 배가 빵빵하게 부푸는 팽만감이 반복된다면, 과거 수술이 남긴 '장 유착'이 그 배경에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장 유착은 수술 과정에서 절개하거나 만진 장기들이 회복되는 동안 서로 달라붙거나 주변 조직과 엉겨 붙는 현상을 말한다. 원래 배 속의 장기들은 복막이라는 얇은 막에 싸여 서로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그런데 수술로 복막이 손상되면 우리 몸은 이를 복구하기 위해 섬유소라는 물질을 내보내는데, 이 섬유소가 충분히 흡수되지 못하고 남으면 인접한 장기를 붙여 버리기도 한다. 유착 자체는 상처가 아무는 자연스러운 치유 과정의 하나이지만, 이렇게 붙은 부위가 장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신경을 자극하면 통증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부분은 수술한 지 오래됐으니 유착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장 유착은 수술 직후에 형성되더라도 실제 증상은 한참 뒤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맹장 수술이나 담낭 수술처럼 비교적 흔한 수술을 받은 뒤에도 수년, 때로는 십수 년이 지나 증상이 시작되기도 한다. 노화로 장 운동 기능이 떨어지거나, 과식이나 가스로 장이 팽창하면서 유착된 부위가 당겨질 때 비로소 통증이 드러나는 것이다.


또 하나 흔한 생각은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로 했으니 유착 걱정은 없다'는 것이다. 최소 침습 수술이 유착을 크게 줄이는 것은 사실이다. 손으로 장기를 직접 만지지 않고, 장기가 공기에 닿는 시간과 조직 손상을 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도 개복 수술보다 복강경 같은 최소 침습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유착으로 인한 재입원이 더 적게 나타난다고 보고된다. 다만 기구가 드나드는 통로와 수술 부위의 조직 손상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착이 생기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신 그 범위가 좁고 가벼운 경우가 많아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다.


문제는 이런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는 데 있다. 반복되는 복통을 소화불량이나 장염으로만 여기다 보면 중요한 신호를 놓칠 수 있다. 특히 배가 빵빵하게 부풀면서 구토가 함께 나타나거나, 대변과 가스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유착된 부위가 장을 좁히거나 막아 생기는 증상일 수 있고, 심하면 장이 꼬이거나 완전히 막히는 장폐색으로 진행해 응급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복부 초음파나 CT로 장의 흐름이 막히는 구간이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유착으로 인한 통증은 대부분 생활 관리와 경과 관찰로 조절되지만, 유착이 심해 일상이 어려울 정도라면 붙은 부위를 떼어 주는 유착 박리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박리술이 또 다른 유착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로 재수술을 꺼리기도 했으나, 복강경과 로봇 수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부담은 이전보다 줄었다. 수술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장기가 서로 붙지 않도록 돕는 유착 방지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이를 사용한 경우 수술 후 장 폐색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다.


평소 관리도 중요하다. 유착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장이 잘 움직이도록 돕는 습관은 통증과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 후에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걷고, 과식을 피하며, 수분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변비로 장내 압력이 높아지면 유착 부위가 더 당겨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배를 수술한 적이 있고 원인 모를 복통이나 팽만감이 반복된다면, 이를 가볍게 넘기기보다 한 번쯤 그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장 유착은 완벽하게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제때 발견해 관리하면 충분히 다스릴 수 있는 문제다. 오래된 복부 불편이 있다면 외과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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