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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은 잘 조절되는데, 왜 발이 저릴까요?"

2026-07-09 hit.29

"혈당은 잘 조절되는데, 왜 발이 저릴까요?" 당뇨 합병증은 혈당과 따로 챙겨야 합니다

<명의칼럼 | 김경래 원장>


당뇨를 앓는 분들 중에는 혈당만 잘 조절하면 합병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약을 꾸준히 챙기고 수치도 안정적이라면 당뇨와 관련된 문제도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혈당 관리는 합병증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일 뿐, 그것만으로 모든 합병증을 빠짐없이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혈당이 비교적 잘 조절되던 환자가 어느 날부터 발끝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져 외래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뇨 합병증은 혈당과는 별개로, 정기적으로 따로 살펴야 하는 영역이다.


당뇨 합병증은 오랜 기간 높은 혈당이 우리 몸의 작은 혈관과 신경을 서서히 손상시키면서 생긴다. 특히 눈, 신장, 신경처럼 가는 혈관이 많은 부위가 영향을 받기 쉽고, 시간이 더 지나면 심장과 굵은 혈관에도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발과 손끝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손상되는 것을 당뇨병성 신경병증(말초 신경 합병증)이라고 한다. 신경이 둔해지면 발에 상처가 나거나 물집이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하게 되고,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당뇨발(당뇨병성 족부 병변)로 진행하기도 한다. 같은 당뇨라도 어느 장기가 먼저 영향을 받는지는 환자마다 다르다.


합병증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보다 여러 해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발끝 저림이나 감각 둔화처럼 알아차릴 수 있는 변화가 생기곤 한다. 또한 2형 당뇨는 모르고 지낸 기간이 길 수 있어, 진단을 받은 시점에 이미 합병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더라도 합병증 여부는 별도의 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평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발끝이나 손끝이 저리거나 따끔거리고, 양말을 신은 듯 감각이 둔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발에 생긴 작은 상처나 물집을 늦게 알아차리거나, 잘 아물지 않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 밖에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고 몸이 붓는 변화, 평소보다 쉽게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느껴진다면 혈당 수치가 괜찮더라도 한 번쯤 확인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없더라도 눈, 신장, 발 상태를 함께 점검하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두는 것이 합병증을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합병증 관리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가장 기본은 혈당뿐 아니라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함께 조절하고 금연하는 등 전반적인 위험 요인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다. 신경병증으로 저림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증상을 줄이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발에 상처나 궤양이 생긴 경우에는 상처와 감염을 관리하고 발의 혈류 상태를 함께 평가하며, 일상에서 발을 살피고 보호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눈이나 신장 쪽 합병증이 의심될 때는 해당 분야와 함께 진료하며 치료 방향을 정한다. 어떤 관리가 적절한지는 합병증의 종류와 진행 정도,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


당뇨 합병증을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신경이 둔해진 상태에서 작은 상처를 놓치면 궤양이나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지고, 망막이나 신장 합병증도 진행되면 시력이나 신장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어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 더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다고 안심하기보다는, 합병증을 일찍 찾아내 관리할 수 있도록 정기 검사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 관리에서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다. 다만 그 수치가 안정적이라고 해서 합병증까지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 한 가지 점검해볼 것이 있다면, 최근 진료에서 혈당 외에 눈·신장·발 상태를 함께 살피는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한동안 그런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다음 진료 때 합병증 선별 검사를 함께 받을 수 있는지 의료진과 상의해보길 권한다. 발 저림이나 감각 변화처럼 사소해 보이는 신호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본인의 상태에 맞는 점검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합병증을 일찍 발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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